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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브리핑불편한진실]알파고와 유리감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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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뉴스백/이국명기자 smart100@]

지난 주말 관심을 많이 모은 두 개의 뉴스가 있었습니다. 다른 뉴스들도 있지만 유독 눈길을 끌더라고요.

 

우선 알파고 이야기입니다. 마치 이소룡의 ‘정무문’을 보는 듯한 충격이었습니다. AI고수인 알파고를 꺾기 위해 인간계의 바둑 최고수들이 나섰지만 줄줄이 나가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이세돌 9단의 패배에 코웃음 쳤던 세계 랭킹 1위 커제 9단도 3차례의 대결에서 한번도 승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특히 27일 마지막 대국에선 기존 룰을 깨고 자신에게 더 유리한 백돌을 요청했지만 불계패하는 치욕을 당해 눈물까지 흘렸다고 합니다. 커제는 기자회견에서도 “알파고와 바둑을 둘 때는 이길 수 있다는 조금의 희망도 갖기 어려웠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여 세계 바둑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죠. 세계 챔피언출신인 스웨·천야오예·미위팅·탕웨이싱·저우루이양 프로 9단 등 중국의 바둑고수 5명도 알파고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특히 5대 1로 덤볐는데도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인간고수의 집단지성도 AI고수 알파고를 이기지 못한 것입니다.

 

더 치욕적인 것은 인간고수를 차례로 물리친 알파고가 은퇴를 선언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인간과의 대결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의 대결은 시시하고 의미없다는 이야기죠. 정무문에서 이소룡이 1대 100 결투에서 이겨 스승의 복수에 성공한 후 일본군이 총을 겨누는 도장 밖으로 뛰쳐나와 허공을 발차기로 가르는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죠. 이에 따라 알파고의 공식 전적은 지난해 이세돌 9단과 5번기, 연초 인터넷 대국 60판, 커제 9단과의 3번기, 단체 상담기 1번을 포함해 68승1패로 남게 됐습니다. 결국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이긴 것이 유일한 인간의 승리로 역사에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파고와 바둑고수의 대결 못지않은 ‘세기의 대결’도 한국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바로 두 번째 뉴스인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언론의 힘겨루기죠.

 

일자리 문제 해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설정한 문재인 대통령은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 등 다양한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자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은 지난 25일 포럼에서 “기업별·업종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정부가 획일적으로 ‘비정규직은 나쁘고 정규직은 좋다’는 식의 이분법적 접근을 하는 것은 갈등만 부추기고 사회 전체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위험이 있다”고 비판하며 반발했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경총은 비정규직으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문대통령의 강경대응에 경총은 서둘러 “문제가 된 부회장의 인사말 원고는 여러 간부들이 참여해서 작성했고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문구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원론적인 발언일 뿐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한마디로 문 대통령의 강공에 경총이 꼬리를 내린 것이죠. 이에 대해 야당 등 일각에서는 ‘기업 길들이기’라며 반발하고 있긴 합니다.

아무튼 두 가지 뉴스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물론 아무런 관련이 없는 뉴스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니 연관이 없는 것 같죠.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묘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연결돼 있을까요.

 

우선 인간계 최강에 이어 고수들의 집단지성도 알파고 뉴스는 그야말로 충격적입니다. 이젠 “더 이상 인간은 AI의 상대가 안된다”는 자괴감이 드는 분들이 많을 듯합니다. 특히 일자리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 있죠. 가뜩이나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하는데 알파고의 활약에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생깁니다. 실제로 AI등장으로 10년내 AI·로봇이 일자리 절반을 대체한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운수업(81.3%), 도·소매업(81.1%), 금융·보험업(78.9%) 등에서 AI·로봇에 일자리를 내줄 수 있다고 지적했죠. 일본에서는 2030년까지 AI 때문에 500만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74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총합 240만개의 일본 내 일자리를 AI에게 빼앗긴다는 이야기죠. 이외에도 암울한 전망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I 덕분에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하죠. 미국 백악관 최고 경제 자문단 위원회 의장 제이슨 퍼머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의 직업을 빼앗기보다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기본적 사실은 기계가 당신을 더 부유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 그리고 부유해질수록 돈을 더 많이 쓴다는 것, 그렇게 경제는 성장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글의 에릭 슈미츠 회장도 산업혁명 때 그랬던 것처럼 인간은 변화에 적응할 것이며 기술 진보에 따른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최근 밝혔습니다. 그는 20년 전 ATM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자동화로 인해 은행원들이 불필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았던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어느 쪽의 이야기가 맞을까요. 신이 아니고서야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긴 힘들겠죠. 게다가 현재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완전히 바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비관적인 미래이건 낙관적인 미래이건 현재의 일자리 대부분이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하고 있는 일을 더 이상 하기 힘들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이런 전망이 알파고의 이번 압승으로 더욱 확실해 지고 있습니다. 인간 최고수는 물론 인간의 집단지성까지 물리친 AI를 보고 기업은 AI의 실력을 더욱 확신하기 될테니까요. 그래도 아직 AI보다는 인간이 낫지는 않을까하던 일말의 우려까지 이번 알파고 승리로 사라졌으니까요.

 

밥도 먹지 않고 쉬지도 않고 인권도 따지 않고 전기만 주면 24시간 쉴 새 없이 일하는 AI를 애장하지 않을 기업은 없을 듯합니다. 게다가 인간의 집단지성을 이긴 AI이기 때문에 그동안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의적인 부분에서도 AI를 활용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 명확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AI를 산업현장에서 활용한 방법은 찾기 위해 기를 쓸 것이란 이야기죠. 그렇게 되면 AI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분야에서도 일자리가 사라질 우려가 있습니다. “나는 창의적인 일을 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어” 했던 예술가나 컨설턴트 등도 위험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AI 안전지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죠.

 

그런데 여기에는 커다란 함정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AI가 인간 최고수는 물론 인간의 집단지성도 이겼지만 신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간처럼 간혹 실수를 한다는 이야기죠. 버그가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정확하진 않지만 이세돌 9단에게 패배했던 것도 알파고의 실수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상의 버그인지 의도된 실수인지는 알기 힘들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이같은 실수가 의외로 자주 발생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란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니콜라스 카는 ‘유리감옥’ 책에서 이같은 우려를 제시했죠.

 

2009년 2월 미국 컨티넨탈 항공의 연계 항공사인 콜건항공 소속 여객기 한 대가 비행 중 주택가로 추락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죠. 그런데 미국교통안전위원회의 조사에서 놀라운 점이 발견됐습니다. 항공기에선 기계적인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죠. 그럼 사고 원인이 뭘까요. 교통안전위원회가 내린 결론은 자동화에 대한 지나친 신뢰입니다.

 

이게 무슨 말일가요. 사실 이륙과 착륙 때를 빼면 비행기 조종사가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자동항법장치라는 편리한 기능이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륙 후 정해진 고도에 들어서면 조종사들은 자동항법장치를 켜고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문제는 자동항법장치가 켜진 상태에서 발생하는 위기입니다. 자동항법장치는 자동으로 위기도 비껴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돌발 사태가 발생하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죠. 이 사고에서도 조종사들이 자동항법장치만 믿고 있다가 경고등이 들어온 것을 너무 늦게 확인해 발생했다고 합니다. 만일 적절히 대응했다면 비행기는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는 것이죠. ‘허드슨 강의 기적’에서처럼 조종사가 초인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말입니다.

 

정리하자면 조종사들이 자동항법장치에만 의존하다보니 위기 대응 역량이 약화됐고 이 때문에 자동항법장치에 오류가 있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편리한 자동화를 너무 믿은 나머지 오히려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최근의 비행기 사고들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놀랍지 않습니다. 니콜라스 카는 바로 이런 상황을 쇠창살이 보이지 않는 유리감옥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자동화를 믿고 의존하는 행위가 확산될수록 인간의 능력을 감퇴시키는 감옥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알파고의 위력이 전문직 분야에까지 파고들면 우리 주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같은 감옥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란 주장입니다. 이는 단순한 노동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도 있죠.

 

실은 이와 유사한 일들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도 안되는 신화가 확산되면서 사람보다는 기계, 즉 자동화를 더 믿었다가 뒷통수를 맞는 경우가 많죠. 카드 자동이체만 믿고 있다가 전산장애 때문에 연체가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죠.

 

또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이제 차를 타고 가면서도 기억이나 판단은 필요가 없습니다. 스마트폰만 켜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찾아주죠. 그냥 시키는대로 따라 가면 됩니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혹은 자신의 전화번호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앞으로는 운전을 할 필요도 없을지 모릅니다.

 

결국 스마트폰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내비게이션 없이 운전하지 못하게 된 것이죠. 알파고와 같은 AI의 발달은 이런 트렌드를 가속화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 판단조차 하지 못하게 될 우려가 큽니다. 항공사고에서처럼 스마트폰이나 AI가 실수를 하는 경우 꼼짝없이 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영화 ‘더 플랜’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완벽한 것으로 착각했던 개표기가 뒷통수를 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인간이 주인인줄 알았는데 인간이 AI에 조종당하는 어의없는 일이 벌어지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산업혁명 시절, 기계화를 거부했던 영국 노동자들처럼 러다이트 운동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건 아닐 듯합니다. 보다 현명한 대안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대안이란 것이 뭘까요.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재미있는 연구가 실렸습니다. 미국 예일대 네트워크과학연구소(YINS)이 4000명의 실험자를 모아 인터넷에서 간단한 색 맞추기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각각 20명으로 구성된 팀은 초록, 주황, 보라 중 1가지 색으로 원자구조처럼 연결된 자신의 ‘땅’을 칠할 수 있습니다. 20개의 점이 네트워크처럼 연결돼 있는 거죠. 자신이 맡은 점에 2개의 점이 연결될 수도 있고 한 개만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미션은 5분 내 연결된 다른 쪽과 서로 다른 색으로 칠해진 20개의 점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참가자는 다른 쪽 점의 색을 보고 1.5초 마다 자신의 선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간단하죠. 하지만 이 게임에 성공한 그룹은 전체의 67%에 그쳤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내가 옆집 색을 보고 선택을 바꾼다 해도, 서로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 온라인 공간에서 옆집 역시 색을 바꿀지 모르기 때문이죠. 개인이 합리적으로 각자의 일을 해도 조직 전체는 잘 굴러가지 않는 ‘협업의 역설’이 생긴 것입니다. 개인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합리적으로 작업해도 큰 그림 차원에서 일이 잘 굴러가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 연구진은 AI 로봇을 제작해 일부 팀에 배치했습니다. 게임 네트워크의 점 20개 중 17개에는 사람을 배치하고 3개를 봇에 맡기는 구조죠. 재미난 것은 AI로봇이 신처럼 완벽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AI로봇은 보통 때는 합리적으로 색을 택하지만, 특정 빈도로 아무 색이나 칠하는 실수를 하게 꾸몄죠. 항공사고를 일으키는 자동항법장치처럼 불완전한 것이었죠. 그럼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성공확률이 더 떨어질 것이 당연하죠. 인간도 불완전한데 AI로봇까지 멍청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멍청한 AI로봇이 배치됐는데도 성공한 팀의 비율은 85%로 뛴 것입니다. 게다가 목표를 달성하는 시간도 55.6%나 단축됐습니다. 한마디로 협업의 효율이 훨씬 더 높아진 것이죠.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연구진은 개인의 합리적 행동이 뒤엉켜 조직 전체가 비효율을 겪을 때 봇의 엉뚱한 행위가 정체를 뚫어주는 신선한 잡음, 즉 노이즈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게임의 실타래가 뒤엉킬 때 AI로봇이 인간 구성원들도 창의적인 돌발 선택으로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독려한다는 것이죠. 진진한 토론이 지루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 ‘토론이 언제 끝나냐’는 엉뚱한 질문이 토론을 촉진하는 경우처럼 말입니다.

 

특히 이런 긍정적 효과는 인간들이 팀에 AI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도 똑같이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런 긍정적인 효과는 AI로봇의 실수 빈도가 10%일 때가 최고였습니다. 실수빈도가 30%를 넘어가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죠.

 

한마디로 신처럼 완벽하지 않은 AI가 사람과 협업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가끔은 실수하는 알파고가 인간과 함께하면 더욱 완벽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연구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AI와 인간의 대결이 아닌 협업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협업을 위해서는 AI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버그가 있고 실수도 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죠. 그래야 AI에 모든 것을 맡기지 않고 진정한 협업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AI의 신선한 잡음 수준 실수가 지나친 실수가 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일들을 기업이 할까요. 기업입장에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효율성을 추고하고 단기이익만 고집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항공사고가 심각하게 대비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고 확률이 워낙 적기 때문이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조종사들의 역량을 높이는 데는 돈이 너무 듭니다. 이익만 따져서는 사고위험이 있더라도 그냥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앞의 실험에서도 기업들은 20개의 점중 3개가 아닌 20개 모두를 AI로 바꾸길 원할 것입니다. 그래야 점심을 주거나 쉬는 시간을 보장해주고 인권을 챙겨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AI로봇의 실수 빈도가 10%이기 때문에 성공확률도 상당히 높을 것입니다. 효율이나 이익만 따지면 인간을 제외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죠.

 

하지만 이것은 니콜라스 카가 주장했던 유리감옥에 갇히는 일입니다.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 늘어나면서 인간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죠. 하지만 따라서 유리감옥에서 탈출하려면 우리스스로가 유리를 깨야 합니다. 다행히도 유리는 원한다면 충분히 깰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인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면 됩니다. AI가 완전하다는 잘못된 유리부터 깨야 한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 AI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이래야 앞의 실험에서처럼 난관에 봉착했을때 창의적인 돌발 선택으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은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AI가 실수하지는 않는지, 문제가 닥쳤을 때 창의적인 돌발 선택을 하는 것 등도 책임감있는 정규직이어야 가능합니다. 언제 짤릴 지도 모르는 비정규직이 AI가 실수하더라도, 문제가 있더라도 지적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또 경찰·소방관·교사 등 공공일자리를 늘려 기업들이 사용하는 AI나 자동화의 실수를 메워주는 일도 알파고 활약시대에 더욱 중요해집니다. 경찰·소방관·교사 등에도 AI를 사용하려는 기업들의 욕구에 맞서 인간의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 이는 기업들이나 언론들이 이야기하는 재원이나 효율성의 문제가 결코 아닙니다.

 

알파고가 보여준 놀라운 신공 때문에 자동화의 편리한 유혹이 점점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자칫 모든 것을 맡기고 스스로 보이지 않는 유리감옥에 갇힐 수 있다는 이야기죠. 유리감옥을 깨기 위해서는 AI도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노동하는 능력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돈이나 효율 보다는 인간의 가치를 지키고 협업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합니다. 알파고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해법의 시작도 주체성을 가지고 생각하는 인간입니다. 비정규직 제로는 유리감옥을 탈출 할 수 있는 열쇠입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우리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바꿀 수 있는 해법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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