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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브리핑 불편한진실] 고속버스 졸음운전 예방법 의외로 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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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백/박성훈기자 ace@]

아르바이트 면접에 합격한 아들은 곧장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사실 엄마는 “공부하라”며 아들의 아르바이트를 말렸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어려운 가정형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기쁨이 앞섰죠. 그러나 엄마는 아들의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몇 번이고 걸었지만 신호음만 들렸습니다. 아들은 오랜만에 나들이 간 부모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후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2명이 숨졌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때까지도 아들은 사고의 피해자가 자신의 부모인 줄 몰랐습니다.

 

남매의 부모 이모 씨(48)와 엄모 씨(39·여)는 천안논산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고속버스 추돌사고로 숨졌습니다. 사고는 2일 오후 3시 55분경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천안논산고속도로 하행선(순천기점 265.6km)에서 일어났습니다. 서울을 떠나 전남 고흥으로 가던 고속버스가 앞서 서행하던 싼타페 승용차를 들이받았습니다. 차량 8대가 연쇄 충돌하면서 싼타페 승용차에 타고 있던 이 씨 부부가 숨지고 고속버스 운전사 신모 씨(59) 등 9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숨진 이 씨 부부는 2000년 결혼했습니다. 이 씨는 건설현장에서 전기설비담당 근로자로, 엄 씨는 7년째 피자가게 직원으로 일했습니다. 이 씨는 올 3월 아버지를 여의었는데 며느리인 엄 씨는 수년간 지병을 앓던 시아버지를 정성스럽게 보살폈습니다. 이 씨는 고생한 아내에게 둘만의 나들이를 약속했습니다. 이날 낮까지 일한 뒤 아들과 딸에게 “날이 좋아 여수에 바다 보러 다녀올게”라고 말한 뒤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이 씨의 여동생(37)은 “아버지를 모셨던 빈소에서 오빠 부부를 보낼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동아일보가 취재기자를 장례식장에 파견해서 상세한 보도를 했습니다. 너무 슬픈 이야기라서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제가 이 기사를 인용한 이유는 고속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해당 사건의 원인이 졸음운전이라는 결론이 명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운전기사가 “당시 상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점을 감안하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 사건이 일어나자 정부가 내년에 예정된 고속·시외버스 첨단 안전장치 장착을 올해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현재 운행 중인 고속·시외버스에 대해 첨단안전장치인 전방충돌경고장치(FCWS)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를 올해 안에 조기 장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앞선 버스 졸음운전 사고에 따른 대책으로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1만대의 고속·시외버스에 이들 장비를 달기 위해 사업자가 대당 50만원선인 장치를 달면 비용의 80%를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원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국토부는 장착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버스 사업자가 연내 장치를 달면 내년에 지원금을 교부하기로 했습니다. 국토부는 운수 종사자 연속 휴식시간을 8시간에서 10시간으로 확대하고 주요 법규 위반사항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여객운수법 하위법령 개정안도 마련 중입니다.

 

여론이 분노로 들끓자 정부가 장치는 물론 제도를 개정하기로 한 것인데 솔직한 심정으로는 너무나 미흡해보입니다. 대형버스 졸음운전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졸음운전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가지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졸릴까요? 주로 언급되는 게 바로 노동 강도입니다. 운전기사 입장에서는 정해진 시간안에 정해진 횟수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을 여유롭게 가질 수 없고 그렇다보니 과속을 해서라도 시간을 맞춰야하는데 결국 쉬지 못한 탓에 과속 졸음운전을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경우 버스회사 경영진에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노동자가 자신의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업무량과 시간을 할당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죠. 즉 운전 노동자들을 공장의 부품처럼 대접해왔다는 겁니다.

 

버스회사가 원인이라는 앵글에서 해결점을 찾는다면 졸음운전 사망 사고 발생 시 기업 대표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향후 운송사업에 다시 손대지 못하도록 하면 되겠죠. 또 정부가 내놓은 대책처럼 각종 안전장비를 버스 회사가 자발적으로 적극 장착하면 됩니다.

 

그런데 전방충돌경고장치(FCWS)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들 장치는 말 그대로 충돌하기 직전, 차선을 벗어났을 찰나에 알람을 울릴 뿐입니다. 볼보가 자랑하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이 아닙니다. 시티 세이프티는 일정 속도 이상으로 차가 달리다가 충돌 위험이 커지는 상황임에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스스로 제동을 하는 기능입니다. 물론 경쟁 브랜드에서도 유사한 기능을 속속 채용하고 있지만 1만대가 넘는 버스에 이 장치를 달려면 매우 큰 돈이 들겠죠. 경고장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죠.

 

그럼에도 이 기능을 대형버스에 달아야한다는 강제 조항을 만들면 됩니다. 물론 정부의 보조금이 어느 정도 들어가느냐하는 문제가 생기지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큰 돈은 아닐 겁니다. 기술적인 부분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습니다. 대형버스의 경우 속도제한을 강제로 두는 것이죠. 지금도 유사한 기능을 지닌 장치가 있지만 버스 회사에서 그러는 건지 기사분들이 그러는건지 알 수는 없으나 해당 기능을 정지한 상태로 운행을 합니다. 이 장치를 작동하지 않도록 건드리는 사람이나 조직에 무거운 벌을 내리면 됩니다.

 

졸음운전을 유발하는 또 다른 원인을 운전기사님에게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운수업에 관련된 분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인식 전환을 위해서 언급을 해야할 듯 합니다. 운전을 할 때 졸린 이유 중 하나가 이산화탄소양이 늘어나서죠. 닫힌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 양이 늘어나니 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승용차를 모는 소시민들도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하곤 하죠. 하물며 수십명이 타는 대형버스라면 기사님 스스로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공기청정 시설을 다는 방법도 있겠지만 공조시스템을 적절히 가동해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춰야 합니다.

 

휴식 시간과 수면 시간이 졸음운전의 결정적인 변수인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잠을 충분히 잤음에도 점심을 먹고 운전대를 잡으면 왠지 졸리는 기분, 졸았던 경험 종종 있죠? 그렇습니다. 휴식과 별개로 졸음운전은 타이밍의 문제라는 겁니다. 인간은 태생 자체가 밤과 정오가 지난 무렵에 졸리게끔 돼있습니다. 셀프 마인드 컨트롤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죠.

 

일부 버스 기사님들의 운전 습관도 개선돼야 합니다. 어지간한 공포영화는 저리가라죠. 무엇보다 큰 차를 몰고있다는 알 수 없는 우월감이 문제입니다. ‘난 큰 차를 몰고 있으니 다치기 싫으면 작은 차를 모는 너희들이 조심해라’ 이런 마인드죠. 고속도로에서의 칼치기(차선을 갑자기 바꾸는 행위) 중 상당수는 고속버스나 관광버스입니다. 물론 버스전용차선에 합류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과정일 수 있지만 비스듬히 들어오는 것과 좌회전 하듯이 들어오는 건 엄연히 다르죠.

 

게다가 승용차든 같은 고속버스든 일단 후미에 바짝 붙는 습관도 고쳐야 합니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총구를 머리에 대는 것과 같은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언제 브레이크를 밟을 지 모르는데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내 차가 버스 밑으로 깔린다는 생각에 옆차선으로 피난을 갑니다. 이 기분을 운전 기사님들은 알랑가 모르겠습니다. 역시나 일부 기사님들의 문제지만 여전히 스마트폰이나 DMB방송을 보면서 운전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통화는 기본이고요.

 

저희는 교사, 의사, 판사와 같은 여러 사람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분들에게는 소명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버스 기사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기사님 두 손에 수십명의 생명이 달려있습니다. 당연히 기사님들이 소명의식을 확고하게 갖기 위해서는 버스회사, 정부, 그리고 승객들도 기사님들을 존중하고 걸맞는 대우를 해야하겠죠.

 

졸음운전을 유발하는 마지막 배경은 바로 운전자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즉 자율주행차를 도입해서 사전에 졸음을 막는 방법이 있겠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이미 여러분이 자주 이용하시는 신분당선 전철은 기관사가 없습니다. 자율주행전철입니다. 청계산입구역에서 판교역까지 달릴 때 속도가 엄청나죠? 그걸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장 고속버스 운전을 인공지능이나 컴퓨터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대안을 추천하려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법입니다. 바로 2인 1조 교대 방식입니다. 비행기가 대표적이죠? 기장이 예기치 못한 일로 운전을 할 수 없을 때 부기장이 대신하죠. 버스에도 같은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까요? 정부 차원에서는 일자리를 늘릴 수 있고 승객들은 가장 확실한 안전대책을 보장받는 셈이죠.

 

이 역시 비용의 문제가 있지만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엄한 예산도 쓰는 마당에 이처럼 명확한 목적과 확실한 효과가 예상되는 분야에 돈을 안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첨단을 달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일수록 원초적인 방법이 병행돼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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