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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브리핑 불편한진실] 소독약 햄버거에만 뿌린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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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백/박성훈기자 ace@]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 아시죠? 글로벌 브랜드답게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창업자의 아들이자 상속자인  존 로빈스는 부귀와 명예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나와 환경보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의 공장식 가축 사육장의 처참한 현실을 고발했는데 꾸며낸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참혹했습니다.

 

지난 2000년 발간된 ‘육식이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를 읽고 나면 최소 한 달은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기 힘들 겁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자신의 몸을 해치는 걸 막기 위해 부리와 발톱이 잘린 채 비좁은 철창에서 사육되는 닭, 태어나마자 어미에게서 떨어져 철분이 부족한 사료를 먹고 좁은 우리에 갇히는 송아지, 극도의 공포심으로 결국 미쳐버려 서로의 꼬리를 물어뜯는 돼지…

 

에너지 소비를 막기 위해 운동도 거의 안 시킨 탓에 대부분의 가축은 심각한 질환에 시달립니다. 사육되는 닭의 90% 이상에서 질환이 의심되고 돼지의 80% 이상이 도살 시점에 폐렴에 걸려 있다고 합니다.

 

최근 국내 맥도날드 매장에서 단속을 피하려고 얼음이나 햄버거 등에 소독약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와 또 한번 소비자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얼마 전 불고기 햄버거 논란에 이어 연타석 병살타인 셈이죠. 그런데 이 와중에 한국맥도날드가 이러한 주장을 처음 제기한 점주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한국맥도날드는 한 종편과 인터뷰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점주 A씨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고소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A씨는 “보건당국이 위생점검을 나오면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도록 소독제를 얼음, 햄버거 등에 부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맥도날드 본사 차원에서 관련 대응 지침을 내리거나 점포 관리자들이 직접 확인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입장 자료를 내고 “관련 언론 보도 직후 내부 감사에 착수했으며 현재까지 어떠한 본사 차원의 관여나 지침은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여 “A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회사 명예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고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제 점주와 한국맥도날드의 진실게임이 시작됐습니다. 여러분은 누가 팩트를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 여론은 점주 편인 듯 합니다. ‘일개 점주가 거대 다국적 브랜드인 맥도날드를 상대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확실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이런 발언을 할 수 있을 것이다’와 같은 논리입니다.

 

물론 240번 버스 사건을 언급하면서 ‘점주 개인의 말만 듣고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도 더러 있는 듯 합니다. 분명한 것은 누가 사실을 말하고 있는 지는 법정에서 밝혀진다는 점인데 이 시점에서 뜻밖의 복병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습니다. 점주가 언급한 부분을 지지하는 발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맥도날드와 비슷한 환경에서 근무를 해봤다고 주장하는 경험자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A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 밝힌 분은 “알바할 때 점검 나온다고 하면 먹는 얼음 위로 소독용 알코올 분무기로 뿌렸었는데 뿌려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먹어도 되는 거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경험담을 공개했습니다. 누구나 알만한 유명 빵집 브랜드에서 일했던 또 다른 분은 “여름에 구청에서 가끔 팥빙수를 수거해가는데 그 전에 미리 소독약을 얼음에 뿌렸다”고 회상했습니다.

 

식품업계에서 일한 적이 있는 또 다른 분은 소독약을 뿌리는 건 사실상 관례라고 주장합니다.

“솔직히 식품업 일 해본 사람은 아는 사실 아닌가? 식품 영업신고를 할려면 식품 시험성적서 라는걸 연구소에 의뢰하는데 그걸 나라에서 불시에 하는 게 아니라 업체가 의뢰하는 거여서 크린콜 같은 소독용 알콜 뿌려서 주면 아무것도 검출 안된다. 심지어 족발 같은건 아예 담궈뒀다 주더라. 국민을 전부 바보로 아는 건가?”

한마디로 한국맥도날드의 점주 고발은 맥도날드는 물론이고 식품업계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 입장에서는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설명입니다.

 

프랜차이즈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또 다른 식품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밝힌 한 사람은 “검역관이 나오면 제품에 아예 소독약을 뿌려서 줬다. 요즘은 어떨 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그바닥의 정석이었다”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백화점 식품 매장에서 근무했던 한 여성분은 “위생 점검 나오면 검역관 앞에서 세정제를 손에 듬뿍 바른 뒤에 균이 있는 지를 검사하곤 했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겅험담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깁니다. ‘먹는 음식에 소독약을 뿌렸다면 검역을 할 때 소독 성분이 나올텐데 이런 주장에 신빙성이 있을까?’ 저도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검역 주체의 검역 방식에 문제가 있는 듯 합니다. 문제의 음식이나 재료를 회수한 다음에 대장균과 같은 특정 세균만 나오지 않으면 무조건 통과된다는 것이죠. 즉 샘플에서 소독약 성분이 있는 지를 확인할 의지가 없는데다 이를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오로지 검역 당국이 관심이 있는 건 세균 그 자체이니 말이죠.

 

게다가 증언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검역 당국의 검역 시기 또한 예측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장면을 영화에서 종종 보셨을텐데(경찰과 불법영업소 사장들의 은밀한 거래) 어떻게 매장에서 사전에 검역 시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사전에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식약청 단속 뜨면 안끼던 위생장갑에 알콜성분 소독약 엄청 뿌리고 야채에서 균이 잘 나오기 때문에 양상추 토마토 등도 소독약에 담갔가둔다. 그 후 전자랜지에 돌려버려. 왜냐하면 열을 가해 균을 죽이는 거지. 그런 다음 회수용 봉투에도 살균제 엄청 뿌리고 제품 넣어서 식약청에 전달. 이렇게 하면 균이 기준치 이상 나올 확률 거의 없다. 어느 한 점포가 식약청에서 왔다 간 것을 지사에 보고하면 지사에서 이메일과 전화로 다른 점포에도 환기를 시킨다.”(식품업계 근무 경험 10년지기라고 자신을 소개한 분)

 

그러고보니 예전 군대 취사병 출신이었던 친구가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위생점검 나온다고 하면 손을 락스물에 씻었다고 했던 그 말. 면봉을 손에 대서 세균이 있는 지를 확인하는데 아예 세균을 사전에 죽이는 방법을 쓰는 거죠. 물론 위생점검 결과는 좋게 나오겠지만 그 손으로 지은 밥과 반찬을 누가 먹겠습니까.

 

소독약 살포를 언급한 점주를 응원하기 위해 이처럼 많은 경험자들이 지지의 발언과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이 증언들이 사실이라면 우린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심지어 군대에 있는 2년이라는 시간 동안에도 각종 대장균과 소독약에 노출된 셈입니다. 대한민국 국민과 소비자는 마루타가 아닌 데 말이죠. “집밥이 최고”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맥도날드의 행위를 분석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이처럼 응원의 피드백이 쇄도할 것을 몰랐을까요? 법정에서 자신의 주장이 유리하게 받아들여지려면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내가 운영했던 점포에서 햄버거에 소독약을 뿌렸다고 말을 했다면 이런 행위를 직접 했거나 아니면 목격한 사람의 증언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문제의 행동을 포착한 CCTV 영상이 있어야 합니다.

 

점주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목격자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을까요? ‘맞아 맥도날드에서는 그런 짓을 종종 했어!’라고 맞장구를 치는 것과 위증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를 한 뒤에 증언을 해야하는 건 차원이 다릅니다. 맥도날드에서 이렇게 고소 고발을 강력하게 하는 상황에서 진실을 위해 증언을 하기란 매우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맥도날드의 이번 고소는 한편으로는 제2의 내부고발자가 나타나는 것을 미리 막는 효과를 노린 행위로도 볼 수 있습니다. 맥도날드가 ‘일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억울하지만 입을 다물겠다’고 하면 또 다른 점주가, 또 다른 매장 매니저들이 우후죽순으로 불어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왜 한국맥도날드에서만 이런 논란이 연거푸 생기는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왜 한국에 있는 맥도날드에서만 패티가 덜 익고 햄버거나 얼음에 소독약을 뿌렸다는 불명예스러운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요? 정부 당국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 아닐까요?

 

예전에 시가 1억원이 넘는 벤츠 S클래스 차량을 골프채로 마구 부수는 장면에 대해서 방송했습니다. 새차로 교환을 요구했는데 한국 지사에서 이를 수차례 거절한 것에 화가 난 차주가 차를 샀던 매장 앞에서 일종의 이벤트를 연출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추는 이런 매우 위험한 하자에 대해서는 시정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수리를 해도 개선이 되지 않으면 교환을 해줘야 하는 데 당시 한국 벤츠는 규정 운운하면서 고객을 바보로 만들었죠.

 

이 규정을 누가 만들었습니까. 벤츠가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이런 배장을 부릴 수 있었을까요? 죽음으로 이끄는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팔았던 옥시는 어떤가요? 문제의 제품을 한국에서만 팔았다는 엄청난 비극을 우린 직간접적으로 경험했습니다. 삼성의 역사적인 물건 갤노트7도 마찬가지입니다. 맨 처음 배터리 폭발 사례를 제기했던 소비자는 기업에 의해 블랙컨슈머가 됐습니다. 돈을 노리고 말도 안되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었죠. 결국 기업을 기업답게 만드는 건 감시자의 역할, 즉 정부 당국의 롤입니다.

 

경불진에서 자주 언급하는 대목이 바로 징벌적 손해배상입니다. 우리나라처럼 형식적인 검역을 지양하면서 만약 문제가 생겼을 경우 사실상 도산할 수밖에 없는 무거운 벌을 내리는 겁니다. 감시를 자주하면 꾀만 늘어날 뿐이죠. 감시를 덜 하더라도 ‘걸리면 죽는다’는 마인드가 사업을 하는 사람 가슴 속에 자리잡게 해야 합니다.

 

서두에 언급한 존 로빈스와 그의 아들 오션 로빈슨는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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